15년 전, Reykjavik을 우연히 방문하면서 나의 유럽여행은 시작되었다. 그 당시 가장 저렴한 항공편이 Iceland Air가 아니었다면 아마도 이 도시는 내 여행 일정에 포함되지 않았을 것이다. 세상의 많은 일들은 이렇게 우연히 일어나 내 삶에 의미있는 이야기의 일부가 된다. 난 이 도시에서 처음으로 백야를 보았고, 처음으로 Alvar Aalto의 건축공간을 경험했으며, 이 도시에서 가장 높은, 이 나라에서 두번째로 높은 이 교회 앞에서 80일간의 유럽여행 중 그려질 수많은 스케치들중의 한장을 그리며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는 이 도시에 홀로 서 있었다.
지난 달 가족들과 함께 Reykjavik을 다시 방문했다. 내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이 이 사진 속에 있다. 그 중 호기심이 가장 많은 이 녀석이 지난번 방문 때 내가 스케치북에 남겼던 교회를 다른 장소,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. Hallgrimskirkja는 15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의젓한 모습으로 청명한 파란 하늘을 홀로 떠받치며 우뚝 서 있었다. 난 아이의 눈을 통해서 이 교회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한다. 세상을 살아오면서 알아차리지 못했던, 관심조차 없었던 것들을 이녀석 덕분에 하나씩 새로 발견하고 배워가고 있다. 내가 좀 더 좋은 사람이 되어가고 당당한 건축가가 되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 친구가 이 세상에 찾아온 것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. 앞으로 이녀석과 함께 세상 곳곳을 함께 여행하며 재밌는 이야기를 만들어갈 생각을 하니 흐뭇한 마음에 설레인다.